그리고, 기록/씀. 2

기록한다는 것. 기억의 수명을 늘리는 것.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사람들에게 내가 맛있게 먹었던 음식점을 추천할 때가 많다. 그런데 희안하게도 사진을 찍었거나 블로그에 기록을 했던 음식은 어느 지역이었고, 맛은 어땠고, 주변에 평가는 어땠는지 어느정도 기억이 있는데, 그렇지 않은 음식은 아.. 먹긴 먹었는데.. 이게 어땠더라? 하고 기억을 떠올려 보지만 시간이 꽤 걸린다. 이번에도 내가 먹었던 음식을 친구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었는데 그 기억이 너무 희미해서 머릿속을 더듬거리고 있는 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기록하려한다. 그게 어려우면 사진이라도 남겨놓으려 한다. 조금이라도 남겨두고 싶어서이다. 기록하지 않으니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내 스스로도 놓치고 있을 때가 많다. 사회에서 주목받는 위치가 아니어도, 친구가 많지 않아도, 소극적인 ..

공허한 질문이 허공을 가로지르는 저녁

지저귀는 새소리도,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눈부신 햇살도 뒤로 한채 오늘도 어김없이 집 밖을 나선다. 빛나는 미래를 꿈꾸며 매일 꿈을 꾸었지만 지금은 텅 빈 머릿속이 더 편하다. 생각을 지우려 독서를 하고 영화를 보고 런닝을 한다. 매순간 주어지는 상황에 맞서지 않고 받아들이려한다. 순응하게 된 것이다. 주위에서 날아오는 화살에 맞아도 이제는​ 아프지않다. 방관자가 되어 멀리서 서성일 뿐이다. 웬만한 일에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다. 모두 지나갈 일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내 것이었던 적도 없고 앞으로 내 것이 될 수도 없다. 내 존재도 그렇다. 언젠가 놓아주어야만 한다. 그래서 자꾸만 욕심이 사라진다. 꿈을 꾼지도 오래됐다. 인간은 꿈을 먹고 산다는데, 꿈이 없으면 무얼 먹고 살지? 공허한 질문이 허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