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갈 때마다 늘 쟁여오는 섬유유연제. 복숭아의 단내와 꽃향이 섞여있다. '일본 특유의 향기'를 찾아서 약국 한켠에 앉아 여러 세제를 테스터 해봤는데, 이 섬유유연제가 내 코에는 가장 비슷했다. 사실 그것보다도 이 향 자체가 나는 너무 좋다. 이 향을 맡고 있으면 몽글몽글한 복숭아들이 내 주위에서 팡팡 터지는 기분이 든다. 몇통을 비워도 질리지 않는 향기로운 아이. 여담: 내가 해외여행을 가서 섬유유연제를 쟁여오게 된 계기가 있었다. 학생 신분으로 예비 신용카드도 없이 오로지 현금으로 돈을 환전해갔던 나는, 혹시라도 혹시혹시라도 외국에서 돈을 다 써버리거나 잃어버려서 국제 미아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과 불안에 사로잡혔다. 실제로 요즘도 가끔 해외에서 돈이 없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꿈을 꾼다...